매일매일 확인해보는 전쟁 상황은 모() 부족인 PoLS의 연일 참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고, 15대륙은 빠르게 ASBO에 의해서 장악 당하고 있었다. 5대륙에 주 근거지를 가지고 있던 PoLS2는 상대할 적 분포가 PoLS에 비해 적었던 이유에서였는지, 아니면 ASBO가 PoLS2 보다는 PoLS의 장악에 더 집중을 했던 결과인지 단독적으로 놓고 봤을 때에는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이 와중에서도 나는 dizzydave79 와의 밀약 때문에 그와의 일체의 교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고, 또한 인근의 몇몇 ASBO 유저와도 마찰이 전혀 없었다.

dizzydave79는 내가 속한 PoLS2 측에서는 주요 타겟 중 하나로 설정되어 있었다. 연일 계속되는 포화 중에 혹시나 싶어서 그가 마을을 뺏기고 되찾는 현황을 확인해봤지만, 수없이 뺏고 뺏기고를 반복할 뿐, 개인적으론 상당히 방어를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와 같은 입장에 있었다면 저만큼 잘 해낼 수 있을까. 3650님의 조언 대로, 이곳 미섭에서의 전쟁은 보통은 랭커들 간의 다툼이고, 현재의 나와 같은 조무래기들은 별로 상관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추세를 힘입어, 열심히(?) 복지부동 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PoLS가 무너지고 난 뒤에는 그 다음 차례가 PoLS2임에 확실한 만큼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결국 전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공개포럼 상에 공표되는 PoLS 측의 항복 선언. 이것으로 ASBO는 이 전쟁에서 승자로 판명되게 되었다. 며칠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PoLS 부족은 해산의 수순을 밟게 되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ASBO로 흡수되거나, 타 부족으로 전향하거나, 또는 ASBO에 의해서 확인사살을 당하도록 정해진 날짜가 도래할 때까지 차근차근 정리가 되었다. PoLS2는 단독적으로 보면 비교적 전적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패자로 낙인 찍히진 않았다. 하지만 모 부족인 PoLS가 무너졌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승자도 패자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전쟁이 끝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PoLS2는 이제 망하고 해산한 부족의 이름을 따라 붙일 의미가 없어지게 된 만큼,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새 출발을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 부족 내부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이름들이 거론되다가 결국인 Oblivion(약칭 ObV)이라는 이름으로 확정되게 되었고, 구 PoLS 멤버 일부를 흡수하여 다시 5대륙의 절대강자로 새 출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Oblivion 내부에서는 비록 PoLS는 참패를 했지만, PoLS2 만큼은 성공적으로 전쟁을 수행한 것에 대하여 스스로 자축하는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나는 지은 죄가 있어서 이런 분위기에 일언 반구 참여를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전쟁 이후 모든 상황은 빠르게 변했다. 나와 밀약을 맺었던 dizzydave79 는 ASBO를 떠나 V-V-V로 급작스레 갈아탔으며, 4대륙과 14대륙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던 FBS 부족 소속원이었던 gilly2020이 급작스레 우리 부족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gilly2020은 내가 알고 지내던 한인인 3650님과 매우 친한 사이였고 40만점을 넘는 꽤 하는 유저였기에 눈에 띄었다. FBS와 또다른 부족 사이에 서로 경계선을 세우고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한 약조 때문에 gilly2020의 마을들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결국 부족에서 방출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연유로 부족을 옮긴 것이다. 3650님과 친분을 가지고 있는 고랭커가 우리 부족에 영입되었다는 점은 나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쟁도 끝났고, 더 이상 움츠리고 있을 이유가 없어진 나는 부족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에 편승하여 슬슬 내 자신 스스로 성장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고려해보기 시작했다. 전쟁 통에 눈치 보여서 먹지 못했던 인근 맛나는 회광 몇 개도 밀집도를 위해 확보를 하기 시작했고 그간 모아뒀던 자원들을 소비해서 귀족과 군사의 생산에 박차를 가하여 새로운 희생양들을 요리하기 위한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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