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형 게시판과 메모장으로 끄적거린 HTML로 구성한 개인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대체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블로그 초보의 입장에서 할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치형 블로그인 태터를 깔아놓고 몇 달이 되도록 마음에 쏙 드는 스킨 하나 찾아내는 일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에 입주하는 방식으로 블로그를 사용한다면 간단히 생각해서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제시하는 스킨들 중에서 고르면 그만이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장점도 있는 반면에, 그만큼 내가 원하는 수정을 하기에 자유도가 떨어지는 일이니 먼 장래를 생각해보면 자유도를 보장해주는 설치형 블로그가 나 같은 사람한테는 더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점에는 아직까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블로그 스킨을 좀 뒤지다 보니 눈에 띄는 것이 무슨 무슨 공모전 입상작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스킨들이다. 나 같은 디자인에는 문외한이 보기에도 뭔가 있어 보이는 색감과 배치들이 내 눈을 압도한다. 그런데 정작 내 블로그에 적용하려고 면밀히 살펴보면 어딘가 꼭 몇군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불거져 나온다. 기본 메뉴 링크 표시어가 대부분 "Cover", "TagLog", "LocalLog", "GuestBook", … 이런 식으로 영어로만 표시되어 있고, 심지어는 최근 글이나 최근 댓글 목록의 제목마저도 "Recent Posts", "Recent Comments"와 같이, 굳이 영문표기를 꼭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한글표기를 배제하고 있는 느낌이 있는 것이다.
내가 홈페이지라는 것을 처음 접한 때가 90년대 말이었으니 인터넷(웹)을 접하고 이용해온 지도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을 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인터넷 상에서의 영문숭배사상(?)은 어지간히도 여전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네 일상대화나 언어사용에 있어서 외래어의 지나친 남용은 우려할만한 수준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주체성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데, 지식과 문화 습득의 꽤 많은 부분을 인터넷에서 소화하고 있는 한창 자라나는 세대들처럼 판단력과 가치관이 형성되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이 현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얼마 전에 "미녀들의 수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이해되지 않는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되도 않는 영어단어로 짜맞춘 수많은 간판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영어로 쓴 것도 아니고, 발음대로 한글로 영어단어를 조합해서 표기한 간판들이 웃기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는 어떤 나라에서는 자국어로 표시하지 않는 간판은 불법이라고까지 하니 이정도쯤 되면 우리나라의 언어 사대주의는 심히 부끄러울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남희석이 말했던 한마디가 아직도 귓전에서 맴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룸' 산다고 하면 오~ 하면서 '단칸방' 산다고 하면 무시하지 않습니까?
지금 이 글도 Microsoft Word에서 작성하고 있는데, 저장버튼이나 메뉴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Save"라는 표기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한국사람이 만든 인터넷 작성 양식에서 "Save"나 "Write"라고 표기한 버튼을 찾기 쉬울 정도니 뭐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 당장은 내 블로그에 씌울만한 깔끔하고 멋진 블로그 스킨을 찾는 것이 일단은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블로그 스킨을 직접 제작할만한 실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한동안 무척 고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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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참 난감하죠. 마음에 드는 게 있다하더라도 규약에 안 맞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는데 있어 약간의 문제(보편적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으니)가 있어 결국 스스로 개조를 하게되는데 이게 단시간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결국은 기본스킨으로 버티던가 아니면 한 번 개조한 스킨을 끝까지 물고 가는 타입이 되어버리더군요, 저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한 번 설정한 스킨을 잘 안 바꾸나 봅니다, 허허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반갑습니다. ^^
처음 태터를 깔고 나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두 개의 스킨 중에서 그나마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나은 커스텀 스킨을 여지껏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참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