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컨슘

TribalWars 2009/03/04 11:41 nextream

부족전쟁이라는 게임이 유닛 하나, 건물 한 등급 올리는데 적게는 1~2분, 많게는 몇 시간이 걸리는 길고도 지루한, 마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몇 달에 걸쳐서 플레이 하는 듯한 기분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 중도 하차하는 게이머들이 있게 마련이다. 보통 이렇게 중도에 그만두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유저들을 현실 게이트를 탄다, 혹은 줄여서 현게 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부족 공동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유저가 생기면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내가 속한 24서버의 경우에는 한 부족의 최대 인원수가 100명으로 제한이 되어 있기 때문에, 믿고 기댈 수 있는 동료 부족원의 사라짐은 전반적인 부족의 전투력 상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부족 내부 규칙으로 일주일 이상 접속하지 않는 유저의 경우에는 다른 부족원에 의해 해당 마을을 자체 점령하여, 자원과 근거지 확보 상의 손실이 없도록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을 보통 컨슘(consume)이라고 부른다.

그리 길지 않았던 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미 몇몇 유저들의 이탈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부족장 및 간부진들의 점검에 의해 장기 미접속자 명단이 내부 포럼에 공표되었고, 각자 필히 몇몇 마을들을 클레임(Claim; 자신이 노블하여 점령하겠다고 예약하는 행위)을 걸도록 독려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내 본진 근처에는 대상 마을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꼭 각자 최소한 몇 개는 클레임을 하도록 강제하는 분위기였기에, 밀집도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멀리 동떨어진, 같은 대륙 내에 있지만 비교적 반대편에 가까운 곳까지 클레임을 걸고 장거리 노블을 하기 시작했다. 노블을 포함한 공격이 도달하는 시간은 거의 꼬박 하루가 걸리는 시간. 노블 공격이 여의치 못해서 4연타 만에 함락되지 않으면 또다시 만 하루에 달하는 귀환시간을 다시 기다려서 재차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대륙 중앙부에 3군데, 반대편 쪽에 2군데를 합하여 도합 5군데 마을을 포획할 수 있었고, 거리가 너무 멀어서 본진으로부터 자원 지원을 해가며 장벽 복구와 병력 생산을 하기 힘들어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자원과, 얼마간 나온 병력을 이용해서 근처 회광 들을 겨우 동줍해 가며 힘든 복구작업을 해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마을 개수를 늘려가는 성장에 있어서 가장 빠른 길은 성공적인 전쟁의 결과이고, 두 번째는 자체 컨슘을 통한 마을의 확보이다. 전쟁이 없는 평상시에는 그간 열심히 뽑아뒀던 병력을 이용해서 컨슘에 열심히 동참을 해야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플레이 중인 타 부족 플레이어를 공략하는 것 보다는 접속하지 않고 있는 무방비 상태의 상대를 공략하는 것이 여러 모로 훨씬 융통성을 발휘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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