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니 내 주변에 동줍하기 좋았던 수많은 회광들이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예전에 나에게서 폭탄을 한방 맞고 그로기 상태까지 몰렸다가 부족의 도움으로 기사회상을 한 mooder1과, 이놈을 보호하기 위해 나에게 못된 짓을 했던 infilt가 속한 BANE 이라는 부족의 내 인근 부족원들이 하나같이 주변의 맛난 동줍 대상들을 차례대로 집어삼키고 있었다. 얄밉기 그지 없어서 쳐버릴까 싶다가도 주변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는 형국을 생각하면 이놈들이 개떼로 한꺼번에 집중공격을 하면 그 나름대로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아서, 나중에 언제 기회가 되면 한꺼번에 손을 봐주기로 내심 다짐을 하고 참고 버티고 있는 중이다.
전쟁이 끝나고 어느 정도 복구를 한 뒤엔 그 다음으로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수순은 몸집 불리기. 각종 캠페인과 노블 클레임들이 부족 내부 포럼을 뒤덮었고, 나는 나대로 이 분위기를 틈타서 합공을 펼쳐서 밀집도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군데군데 공동의 목표가 설정된 유저의 마을들을 몇 군데 노블에 성공하여 마을 개수가 꽤 늘어나게 되었다. 너무 멀리 있는 곳을 점령을 했더니 불편한 점이, 본진에서 자원 수급을 원활히 할 수가 없어서, 외딴 곳에 점령했던 마을은 이미 보유했던 자원을 이용해서 최대한 공격병력 위주로 뽑고, 장벽을 복구함과 동시에 주변 회광들을 동줍하여 얻는 자원을 이용해서 혼자 클 수밖에 없다. 이래서 밀집도를 높인 클러스터화가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Oblivion이라는 이름 하에 열심히 재정비를 하고 있던 와중에, 급작스런 발표가 한가지 있었다. 내 절친한 3650님이 소속한 옆 대륙의 강자 FBS와 합병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한편으론 놀랍고, 또 한편으론 그간 친하게 지내던 3650님에게 이제서야 맘놓고 시팅을 맡길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시팅: 장기간 부재중을 대비하여 지정한 타 유저에게 마을 관리를 대행시키는 설정기능) 원래 부족 내 시팅 규칙은 타 부족원 시팅은 절대 금지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4~5일간 접속을 못할 일이 생겨서 생판 모르는 부족원에게 시팅을 맡겼더니 그간 아껴뒀던 공짜 프리미엄 기능을 소모를 시켜버렸고, 또 주변 인근 타 부족원 마을을 찝적대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등 아무튼 내 마음에 전혀 들지 않는 일들을 저질러 버렸기에 그간 답답하게 생각해 오고 있던 부분이 한방에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합병을 하여 새롭게 정해진 이름은 BOOB. Bombastic Order-Oblivious Bunnies의 약자로, 인장은 귀여운 토끼 군단의 모습이었다. 인원수가 꽤 많아서 단일 부족으로 통폐합 되기 힘든 것을 감안하여 멤버들 중 약간 저점수대의 인원은 NOOB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설립하고, 부족내 포럼을 전부 공유하여 실질적으로는 단일 부족의 효과를 누리는 형태로 구성하게 되었다. 나는 16만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BOOB으로 편성이 되었고, 드디어 3650님과 시스템 적으로 같은 부족 내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제 주변 상황이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닦을 필요가 있었다. 부족 내에서 합공을 통한 점령을 하는 것도 좋지만, 밀집도 향상을 위해 본래 지역의 마을 추가 확보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써야겠기에 메인 베이스 주변에 집어삼킬만한 만만한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나의 희생양이 된 두 유저는 소속 부족이 없이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7,567점까지 마을을 키워왔던 narcaa. 그리고 새로운 소속 부족의 적대 부족으로 설정되어 있으면서 만만해 보이는, 각각 1만점과 9천 점을 상회하는 마을 두 개를 보유한 black0091. 이렇게 두 명의 유저가 보유한 마을 3곳을 차례대로 점령을 해서 메인 클러스터의 밀집도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었다. 3천점 짜리 영양가 없는 마을을 먹는 것 보다는 별 생각 없이 방어병력을 충분히 키워두지 않은 고점수대 마을을 먹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 이때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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