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대부분의 포탈,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 등, 거의 모든 웹사이트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꼴의 표준 크기가 9pt 로 고정되어버렸습니다. 이제 글꼴크기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이 없으면 9pt를 지칭하는 것이거나, 9pt가 채택될 것이 기정사실화 된 셈이죠. 일견 참 편합니다. 다른 글꼴크기를 별로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이 크기가 적은 공간에서 꽤 많은 정보를 표현하기에 상당히 효율적인, 충분히 작은 글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눈이 나쁜 편이 아닙니다. 나안 시력이 최소한 0.6~0.8 이상은 되니 안경을 쓰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비교적 건강한 눈을 가졌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보통 모니터를 볼 때에는 최소한 모니터와 눈의 거리가 6~70cm 이상 거리가 있습니다. 책을 읽을땐 권장사항이 30cm 이상이라고 알고 있지만, 광원 역할을 하는 모니터와는 당연히 좀 더 거리를 두는 편이 시력을 위해 좋겠죠. 이런 상황에서 9pt 글씨를 모니터를 통해 보면 말 그대로 '깨알같은' 글씨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일단 가독성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조금만 멍~ 한 상태에서 모니터를 보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판단기준에서는 임계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눈이 조금 안좋거나 나이가 들어서 노안인 경우에는 당연히 이 9pt 의 글씨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겁니다. 직장에서 좀 나이가 드신 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런 경우에 모니터 해상도 자체를 낮추어서 좀 큼직하게들 보시더군요. 와이드가 아닌 일반 비율의 모니터인 경우 1280x1024가 최적 해상도임에 반해서 1024x768 해상도로 낮추어서들 많이 보십니다. 최근에는 CRT 보다는 LCD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최적해상도보다 낮추는 경우에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생기죠. (글씨 뿐만이 아니고 이미지로 표현되는 거의 대부분의 그래픽 요소들이 뭉개지는 거겠지만) 이 뭉개진 글씨를 보는 것 또한 두통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어지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아예 안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 고육책이랄까요.

웹 초창기만 하더라도 홈페이지 디자인에서 글자체나 글꼴크기는 비교적 고정적인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IE 보다도 넷스케이프를 더 많이 쓰던 그 시절에는 글꼴크기 지정하는 태그를 보통 font size=3 이런 식으로 많이 썼지, pt나 px 단위로 쓰지는 않았지요.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브라우저에서 글꼴크기 변경하면 잘 변경이 됐습니다. 눈이 나쁜 사람들은 이미 떠있는 웹페이지의 글자가 작아서 잘 안보이면 브라우저 설정에서 글꼴을 크게 본다는 설정만 하면 읽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지요. 하지만 요새는 9pt라든가 12px 이라든가 해상도, 픽셀 단위의 절대수치로 글꼴크기를 지정하다보니 브라우저에서 아무리 글꼴크기를 크게, 가장 크게 등으로 바꾸어도 절대 화면 상에서 반영이 되지 않습니다. 편한 기능이랍시고 만들어놓은 좋은 기능이 현실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퇴화된 기능이 된 셈이랄까요.

실제로 HTML 상에서 글꼴 크기에 대한 아무런 지정을 하지 않고 글씨를 표현하면 우리가 보통 보는 화면 상에 출력되는 글꼴 크기에 비해서 꽤 큰 크기의 글꼴이 출력됩니다. 사실 이것이 '보통' 크기의 글꼴인 셈이죠. 워낙 많은 사이트들이 9pt 크기의 글꼴을 기본 글꼴로 채택하고 있고, 한정된 화면에 많은 정보를 담으려 하는 추세이다보니 이 크기의 글꼴은 현실적으로 레이아웃 상으로도 큰 부담이 되는 글꼴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눈이 나빠서, 혹은 노안이라서 안보이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문제는 이런 디자인 적인 측면보다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죠. 경우에 따라서 극 소수의 사이트에서는 간혹 글자크기를 늘리고 줄이는 별도의 버튼을 써서 다이나믹하게 글꼴 크기를 변경하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만, 말 그대로 '극소수의 사이트에서만 제공하는 기능'일 뿐이고, 표준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니까요.

직장 내 업무사이트를 사용하는 사용자 층이 평균연령대가 꽤 높은 축에 속하다보니 갑자기 이런 문제가 꽤 심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혼자 고민을 해봐서 쉽게 해결할 만한 문제는 결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업무시스템의 UI 또한, 한정된 화면 내에서 꽤 많은 정보를 표현해야 함은 마찬가지고, 되도록 큰 글꼴로 표현을 하다보면 레이아웃도 많이 깨지거나 보기 싫어지는 문제를 피해갈 수 없기도 하니까요. 그렇다고 표준 아닌 표준처럼 되어버린 브라우저의 글꼴 크기 조절 기능에 의존만 할 수도 없지요. 브라우저 종류가 달라진다면, 나중에 표준이 아니게 되어버린다면, 여러가지 이유로 '현실적으로 보편적이지 않은' 방식을 채택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르는 일일테니까... 비록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도 남들이 거의 가지 않는 길이라면 길이 잘 다듬어지지 못해서 가시밭길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P.S. 이런 내용을 쓰면서도 왜 정작 너는 9포인트 글꼴로 된 블로그를 쓰냐? 하시는 분이 계셔서 첨언을 합니다만, 스킨을 편집한다는게 보통 일이 아니군요. 왜 스킨 CSS 파일에서 글꼴을 키우면 레이아웃이 깨져서 사이드바가 밀려나는지, 배치가 엉망이 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네요. 몇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 요소 고치는 것도 영 마음대로 안되고, 웹2.0이니, xhtml이니 하는 것에 그리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쓸데없이 이미지로 도배하고 불필요하게 영어로 된 메뉴명이나 표기들을 사용한 스킨들 가운데서 쓸만한 놈을 고르는 것도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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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픽콤 2008/02/19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면서.. 님블로그도 9pt 아닌가요?

    • 티뷰™ 2008/02/20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10포인트로 보이는데요?

    • nextream 2008/02/25 0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태터툴즈 깔아서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러저러한 설정에 아직 익숙하지 못합니다. 설정법을 좀 더 알게 되면 글씨크기를 좀 더 조절할 수 있을텐데, 기본 글꼴 크기를 어디에서 조절하는지 아직 못 찾았네요. 혹시 아신다면 조언을 좀...

  2. chatii 2009/02/25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픽셀 피치가 큰 모니터를 사용하는데도 10pt 이하는 저에게 너무 작게 보여요.